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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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씨와 김중혁 작가가 책 이야기(와 만담 내지 수다) 를 나누는 팟캐스트 ‘빨간책방’을 꽤 열심히 듣는다. 그래서 빨간책방에서 나눴던 이야기를 담은 책은 굳이 사 읽을 마음이 들지 않을 줄 알았다. 홍대 땡스북스의 매대에 흑백의 얼굴을 하고 조용히 놓여 있는 이 책을 집어 들기 전까지는. (매달 바뀌는 셀렉션인 ‘땡스! 초이스’ 의 유월 주제가 ‘두 남자’ 였다.)

분명 팟캐스트로 들었던 내용인데도 종이에 단정한 글자로 인쇄되어 있는 ‘글’ 을 읽는다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제든지 스마트폰으로 팟캐스트를 다시 찾아 들을 수 있지만, 이미 들었고, 대부분 기억하는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는 것. 같은 컨텐츠라고 해도 어떤 매체를 통하는가에 따라 다른 경험이 될 수 있고 각각의 경험을 모두 좋아할 수도 있다는 것은 소비자로서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이 책 자체의 미덕은, 책을 좋아하고 소설을 좋아하며 글을 쓰는 두 사람이 이미 한번 골라(서 팟캐스트를 제작할 테니까) 이야기 나눴던 여러 권의 책들 중에서도 특별히 ‘사랑한’ 소설 일곱 권을 골랐다는 것. 이미 읽었던 소설도 다시 곱씹어 보게 되고, 내가 보지 못했거나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부분들을 비교해 보게 되는 재미가 솔솔하다. 다가오는 휴가에 어떤 소설을 (다시) 읽을 지 골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나는 아주 오래 전 앞부분을 읽다 덮어 두었던 이언 맥큐언의 ‘속죄’를 가져가려고 한다. 이 책에서 제일 먼저 소개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여기에 일곱 권의 소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가 곱씹은 작품들이고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이다. 이 책은 그 책들이 지닌 너른 뜰로 들어설 수 있는 소박한 가교와 같다. <빨간책방>의 방송 내용을 옮겨 다듬고 보충한 이 책이 말과 글의 경계선 위에서 말의 역동성과 글의 사변성을 함께 갖출 수 있기를 헛되이 바란다.” – 이동진의 서문 중에서

그의 바람은 헛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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