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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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마지막 날. 나는 2015년 상반기를 돌아보고자, 그리고 지금까지의 내 삶을 간헐적으로 정리해보고자 지금의 내 나이인 28살의 헨리 소로우가 쓴 『월든』을 다시 읽었다. 고등학생 시절 미국 초월주의를 이해하고자 읽었던 『월든』은 문명사회를 비판하고 대자연으로 들어간 월든의 무소유적 삶의 기록이었다. 다시 읽어보니 『월든』은 되려 소로우가 삶의 모든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모든 순간에 의식적으로 존재하기 위해 선택했던 길의 기록이며 더 나아가 사회가 만든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겠다는 개인의 고귀한 독립선언문이었다.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으며,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는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다.

– 138~139p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 북소리의 음률이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 465p

총 18장으로 구성된 책의 각 장은 ‘고독’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글과 ‘겨울의 호수’와 같은 산 속에서의 체험기로 나뉜다. 순서대로 읽지 않고 그때그때 읽고 싶은 장을 찾아 언제든 편하게 읽을 수도 있고, 조용한 곳에서 윤독하는 것도 좋다. 그가 책에서 인용하는 공자의 『논어』나 인도의 『베다서』 같은 글은 우리가 19세기 미국인의 기록을 좀 더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늘 자의적으로 삶을 살고 싶으면서도 나를 지배하려는 외부 환경에 치인다. 그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생각은 했으나 실천하지는 못한 자연행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줄 수도 있고, 자의적인 삶을 사는 것은 이 순간 내 삶을 살겠다는 결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만큼의 배움과 느낌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19세기 미국인이 이미 그런 노력을 해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현대인들은 위안을 얻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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