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의 철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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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책의 상업적 성공을 위해서도 중요할 테지만, 책의 내용을 독자에게 미리 전달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아, 종종 (특히 번역서는) 전자에 대한 의욕이 강한 나머지 제목만으로는 책의 내용을 도저히 미리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는 있다. 로버트 하일브로너가 경제사상사에 대해 저술한 『세속의 철학자들』이라는 책은 이런 기준에서 보면 훌륭한 제목이다.

이 제목은 단어로 나누어서 보면 더 좋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세속’은 경제적 부에 대한 갈망일 것이다. 저자는 경제적 부를 위해 열심히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의식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 경제학이라고 한다. 읽는 이가 “이런 뻔한 얘기를…“이라고 실망할 시점에 저자가 한 마디 덧붙인다. 사람들의 인식은 ‘최대한 비싸게 팔고 최대한 싸게 사는 것’을 비판했던 자본주의 이전 사회와 비교하면 놀랄 만큼 변화했고, 이것을 설명할 학문의 등장이 필요했다고 말이다.

두 번째 단어는 ‘철학자들’이다. 경제학은 경제적 재화에 대한 인간의 행동을 탐구하는 것이라고 앞에서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인간의 의지라는 변수가 있다. 그렇기에 경제학자는 수학만으로 이루어진 깔끔한 세계를 탐구하는 과학자보다는 사회에 대한 비전(규범)을 제시하며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하며 경쟁하는 철학자라는 이름이 어울린다.

이 정도면 책의 내용과 함께 누가 읽으면 좋을지 대충 짐작이 간다. 경제학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알고 싶고, 어려운 수학적 내용보다는 이야기처럼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을 찾으면서, 동시에 경제사상사 분야의 대히트작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보다는 역사철학적이고 진보적인 관점의 글을 원하는 독자에게 안성맞춤이다. 저자의 위트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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