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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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작가이자 감독인 픽사의 Pete Docter는 한 영화의 아이디어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자 우리에게 연락을 해왔다. 그 영화는 감정이 사람의 머릿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묘사하고, 동시에 감정이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그 사람의 외적인 생활을 어떻게 구체화하는지를 묘사한 영화였다. 그는 이 모든 것을 며칠 간의 어려운 나날들을 겪는 11살 소녀를 대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나서 머릿 속에 문득 떠오른 것은 이청준의 1985년작 단편소설 <벌레이야기> 였다. 영화 <밀양>의 원작​으로​ 알려져있는 이 작품은 40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짤막한 분량임에도 읽는 사람에 따라 수많은 층(layer)의 해석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이청준은 인간이 ​한껏 ​슬퍼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왜소하고 남루한 인간의 불완전성, 그 허점과 한계를 먼저 인간의 이름으로 아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성과 합리만으로 인간은 버틸 수 없으며 슬픔과 절망은 ​”너무나도 인간적인” 감정이니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청준의 이러한 생각은 <인사이드 아웃> 에서 보여주는 ‘슬픔’에 대한 관점과 연결되어 있다.

​<인사이드 아웃> 에는 5가지 감정이 의인화되어 등장하지만 그중에서도 실질적인 주인공 역할을 하는 존재는 슬픔(Sadness)이다. 이야기를 왁자지껄하게 끌어나가는 리더 역할은 기쁨(Joy)이 맡고 있지만, 유년기를 벗어나는 성장의 변곡점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하는 것은 슬픔이다. 극의 초반, 슬픔은 원 안에 가둬두어서 밖으로 나와서도 안되고, 인격을 형성하는 핵심기억에 포함되어서도 안된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눈물을 ​흘리면 속이 시원해진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에 상대가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은 슬픔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슬픔을 자유롭게 풀어주고 적합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7/3자 뉴욕타임즈 주말판 기사에는 <인사이드 아웃> 에서 과학 자문을 맡았던 심리학 교수 두 명이 공동집필한 “The Science of ‘Inside Out’”이 실렸다. 저자들은 “슬픔을 포용하고, 풀어놓으라”라고 말한다. 소설가 이청준의 통찰은 과학적 연구결과와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본업이 수의사이면서 테크/미디어 전문 블로그를 활발하게 운영하는 윤지만님이 전문번역한 글을 추천한다.

“연구들에 따르면 우리의 정체성은 특정 감정에 의해 특징 지어지는데, 이는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인지하는지를 구체화한다. 또한 우리가 스스로를 어떻게 나타내고,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구체화한다.하지만 영화의 진정한 스타는 슬픔이다. 왜냐하면 “인사이드 아웃”은 상실에 대한 영화고, 슬픔이라는 감정에 의해 사람들이 인도될 때 얻게 되는 것에 대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번역 덕분에 금세 읽을 수 있는 글이지만, 여러번 읽을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지점들이 늘어난다. 아이를 키우는 분들에게 더욱 권하는 글이자, 영화이다. 이청준의 소설은 물론이다.

NYT 기사 전문 읽기

윤지만님이 번역한 기사 전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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