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위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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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수다 시즌 2-6: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들, 청년을 위한 공간
일시
: 2015년 7월 29일 수 19:00-21:00
장소: 카우앤독 2층 C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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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우: 안녕하세요, sopoong 임준우입니다. 혁신적인 수다, 이제 시작하려고 하는데요. 오늘 주제는 ‘기업 청년’입니다. 오늘 참석하신 세 분이 각자 소개하시는 걸로 시작하겠습니다.

김보람: 안녕하세요, 광주에서 ‘청춘공작소 헤르츠’와 ‘코끼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보람이라고 합니다.

원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전주에서 왔고요, 원민이라고 합니다. 전주에서 ‘청년아지트’라는 간판을 걸고 ‘우깨팩토리’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정수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서울의 대방동 지역에서 ‘무중력지대’라는 커뮤니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정수현이라고 합니다. 회사 이름은 앤스페이스라고 합니다.

임준우: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광주에서 코끼리라고 하는 공간을 운영하는 김보람 대표님. 전주에서 우깨팩토리를 운영하는 원민 대표님, 서울 대방동에서 무중력지대를 운영하시는 정수현 대표님. 광주 코끼리, 전주 우깨, 대방동 무중력. 이렇게 세 분이 오셨습니다. 두 분은 긴 시간 차를 타고 오셨고요.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임준우: 그러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할 텐데요. 세 분 모두 공간 사업을 하시잖아요? 어떤 이유로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듣고 싶어요.

원민: 저희는 원래 문화기획사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문화기획사에서 이러저러한 문화 행사들을 기획하고 교육 활동을 만들면서 카페 같은 곳을 떠돌아 다니다가, 이럴 바에는 차라리 우리가 공간을 하나 만들어서 지금까지 우리가 만났던 떠돌이들을 불러서 공간을 같이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공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임준우: 문화기획사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해주세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원민: 많이 오해를 받는데. 깨 파는 데냐 방앗간이 아니라 ‘우리가 깨달은 것들’이라는 뜻의 우깨에요. 청년들이 살면서 깨달은 것들을 문화행사로 풀어보자고 해서 만들었어요. 열정페이 간증대회, 생산적 또라이 파티, 한옥마을 과거시험 같은 행사를 열어서 청년들이 참여하고 생산할 수 있는 문화적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임준우: 우깨가 깨달은 것들이라는 뜻이라는데요, 하는 프로그램들을 보면 ‘우리가 깨는 것들’ 같은 느낌이네요. 알겠습니다. 광주 코끼리는 어떻게 공간 사업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김보람: 저희가 어떻게 공간을 운영하게 되었는지 말씀드리려면 왜 네트워킹 사업을 하게 되었는지부터 설명을 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저희는 2011년에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 팀으로 시작했어요. 그래서 다들 학생들이었고 과가 한정적이었어요. 철학을 전공한 친구들이 다수여서 원천기술이랄지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없었어요. 자연스럽게 기획이나 서비스 관련 일들만 찾게 된단 말이에요. 그런데 결국 기술이 없다는 게 발목을 잡는 거예요. 문제는 기술보다도 기술력을 갖춘 전문 인력이 없는 거였거든요. 전문성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모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네트워킹 플랫폼을 만들고 ‘코끼리’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그런데 네트워킹 플랫폼을 마련하려고 보니까 우선 사람을 만나려면 공간이 필요한 거예요. 일단 사람이 모여야 하고, 모이면 뭔가를 만들어요. 그게 바로 협업인 거고. 그래서 협업 공간을 만들었고, 그 공간을 조금 더 생산적으로 바꾼 게 얼마 전에 옮긴, 카페랑 게스트하우스랑 팹랩(Fablab)을 운영하는 ‘헤르츠’ 공간이에요. 네트워킹에 대해서 고민하다 보니까 공간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임준우: 네트워크를 고민하다가 만드셨군요. 그런데 코끼리의 뜻이 뭔가요?

김보람: Co-Operative, 협동을 뜻하는 ‘코(Co)’랑 끼리끼리의 ‘끼리’를 더한 거예요. 그래서 코끼리입니다.

정수현: 무중력지대는 서울의 청년단체들이 제안하고 서울시가 설치한 커뮤니티 센터예요. 이 곳을 저희가 맡게 된 배경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저희도 똑같이 생각했어요. 프리랜서나 소규모로 활동하는 청년들은 항상 공간이 부족하잖아요. 특히 서울은 엄청난 임대비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휴공간을 활용해서 공동체 활동을 하거나 청년 활동을 하는 사업을 많이 해요. 그런 걸 조직하고 기획하는 앤스페이스라는 회사를 만들었어요. 청년공간의 필요가 사회적으로 높아져갈 때 스페이스노아나 오픈콘텐츠랩 같은 공유공간을 기획했어요. 청년단체들이 제안한 무중력지대 공유공간 운영 모델을 초기에 운영하면서 수립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무중력지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죠.

임준우: 우깨팩토리와 코끼리는 사업으로 시작하셨고. 대방동 무중력지대는 서울시 지원 하에 사업을 시작하셨고. 그러면 그 공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나요? 공간에 가면 뭘 할 수 있습니까? 무중력지대부터 말씀해주시겠어요?

정수현: 앞서 말씀하신 대로 네트워킹 모임도 편하게 할 수 있고, 또 코워킹 오피스(Co-working Office)로 사무실도 같이 쓸 수 있고. 부채나 진로, 주거 문제 같은 핵심적인 청년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머리를 모으는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이니까 공간을 마음껏 빌려드릴 수 있는 서비스들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임준우: 돈을 받지는 않는 거죠?

정수현: 그렇습니다. 수익 사업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임준우: 우깨는 어때요?

원민: 우깨는 코워킹 스페이스로서 저희 같은 문화기획자나 프리랜서 같은 분들이 멤버십 제도 사무실을 같이 쓰고 있어요. 조금 특이한 게 있다면, 저희가 캠퍼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멤버 등록을 하신 분들이 수업을 열고 선생님이 되어서 클래스를 운영하시고, 외부 강사를 초청해서 클래스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코워킹 모임과 네트워킹 파티는 주마다 한 번씩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임준우: 우깨도 코워킹, 네트워킹, 교육이군요. 코끼리는요?

김보람: 2014년에는 비슷한 모델이었어요. 모든 청년들이 와서 자유롭게 공간을 이용하고, 운영하는 팀이 없어도 스스로 운영되게끔 했는데. 저희가 감당하기에는 파이가 너무 크더라고요. 그래서 대상을 줄였어요. 처음에는 창업하는 친구들로 초점을 맞췄고, 거기서 또 줄여서 요즘에는 자기가 만들고자 하는 것들을 직접 만드는 ‘메이커’들에게 초점을 맞췄고요. 저희가 3개 층을 운영하는데, 1층에서는 3D프린터라든지 레이저 커팅기 같은 것들을 체험할 수 있는 팹랩(FABrication LABoratory)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요, 2층은 1층보다 전문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새로운 것들을 만들고 또 실패하더라도 다시 프로토타입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공간이죠. 그리고 3층은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해요. 이게 사업적인 공간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물론 맞지만, 팹랩을 운영하기 위해서 구조가 연결되어 있어요. 1층에서 팹랩을 조금 더 이해하고, 메이커들을 조금 더 발굴해 내고 2층에서 심화시키고, 3층에서 캠프나 메이커톤(Make-a-thon) 같은 걸 할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임준우: 코끼리 공간 활용이 제일 다양하네요. 팹랩도 있고 게스트하우스도 있고. 다른 두 군데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모임과 프로그램을 운영하시고.

공간을 운영한다는 것

임준우: 원민 님과 김보람 님께 궁금한 게 있어요. 지역에서 이런 공간을 운영하는 게 상당히 비용이 들 것 같고,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수익을 창출해야 할 텐데. 어떻게 되고 있나요? 수익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나요?

원민: 사실 다른 곳의 지원을 받지 않고 움직이다 보니까 항상 굉장히 고민하는 지점이에요. 그래서 시작할 때부터 고급진 곳을 찾지 않았어요. 임대료가 저렴한 곳으로 가서 사람들을 불러오자는 마인드로 시작해서 부담을 크게 줄인 상태에서 시작했고, 저희는 기획사를 하다 보니까 이런저런 문화 행사나 다른 데서 행사 기획을 하면서 얻는 수익으로 비용을 많이 충당하고 있습니다.

임준우: 기획사를 같이 운영하니까 기획사를 통해 비용을 충당하면서 공간을 운영하고 계시군요. 유료 멤버십 숫자가 꽤 된다고 들었는데요.

원민: 어제 유료 회원 50명을 찍었어요. 그래서 정말 허덕이다가, 저번 달부터는 유료 회원들의 월회비만으로도 공간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김보람: 저희도 기획 사업을 많이 하니까 기획 사업 같은 쪽에서 비용을 많이 충당했어요. 다만 인건비는 보통 재투자했죠. 지금 3개 층을 운영하고 있는 공간은 오픈한 지 두 달 정도밖에 안 됐어요. 아직까지는 공간 운영비만 벌고 있어요.

임준우: 공간 운영비는 주로 아까 이야기했던 게스트하우스를 통해 충당하나요?

김보람: 초반에는 공간이 자체적으로 굴러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 1층 카페와 3층 게스트하우스를 계속 운영하고 있어요. 덕분에 자리를 잡아 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2층을 보다 집중적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에요.

임준우: 무중력지대는 수입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좋으시겠어요.

정수현: 아무래도 그렇긴 합니다. (웃음) 하지만 무중력지대는 전체 청년 세대를 위해서 만든 공간이다 보니까 그만큼 또 행정적으로나 공공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런 것에 대한 메뉴얼을 만드는 게 저희가 고민하는 지점입니다.
다른 분들 이야기 들으면서 생각이 난 건데, 청년들이 문화활동이나 네트워킹처럼 뭔가 하고 싶은 게 있어서 공간이 필요한 거잖아요. 그런데 운영비 문제 때문에 진이 다 빠져서 본래 하고자 했던 걸 못하고요. 이런 것들은 공공이나 지역에서 투자를 해야 하는데 잘 안 하는 분위기였거든요. 청년 문제에 대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 만들어진 것 같아요. 서울시도 최초로 시도해 보는 거거든요. 청년들에게 무상으로 공간을 제공해 보고 청년들이 사회적으로 성장 하나, 아니면 창업이 잘 되나, 이런 것들을 실험해 보는 단계고, 그 실험을 청년 단체랑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청년들의 고민

임준우: 오늘 주제가 ‘지역 청년’인데요. 지역 청년들은 어떤 고민들이 있고 어떤 특색이 있는지 들어보고 싶어요. 이번에는 광주부터.

김보람: 지역 청년들의 문제를 말하기는 참 어렵죠. 뭘 고민하는지 고민하는 게 제 고민인 것 같은데. (웃음) 잠시만요.

임준우: 네, 잠시 생각하시고, 전주 청년들은 어때요?

원민: 제가 문화기획사를 운영하다 보니까 가장 많이 느껴지는 게, 문화적인 콘텐츠가 지역에 부족하다 보니까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려가서 청년들이 자꾸 빠져나가는 문제가 생겨요. 핵심은 인프라나 기본적인 지원이나 제도나 이런 것들이 너무 부족하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그런 걸 몰랐다면 이제는 청년들이 부족함을 알고 있어요. 그러면서 수도권만 바라보게 되고, 자연스럽게 패배의식이나 열등감도 많이 생기고 있고요.

임준우: 이제 이동이 자유롭잖아요? 전주라고 해 봤자 서울에서 서너 시간이면 갈 수 있고. 무식할 수 있는 질문이지만, 그러면 그냥 지역을 떠나는 게 자연스러운데, 그게 문제가 됩니까?

원민: 개인에게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저는 지역에 있는 젊은이들이 지역을 떠난다는 게 큰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분명히 청년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힘이나 문화적인 콘텐츠, 예술적인 것들이 존재하는데. 청년들이 유출되면서 그런 가능성은 떠나가고 저희 같은 팀들은 자꾸 혼자서만 외치게 되는 거죠. 그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임준우: 김보람 님은 이제 생각이 좀 나셨나요?

김보람: 네. (웃음) 원민 님 말씀에도 동의해요. 지역 청년들이 떠나는 건 정말 문제거든요. 떠나서 시야를 넓히고 다른 것들을 보고 돌아와서 지역을 키워야 하는데 돌아오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지역이라는 게 지역 청년들에게는 사실 집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안정적으로 가려는 관성이 있어요. 자꾸만 안주하고 편한 걸 찾고, 바꾸려고 하지 않아요. 눈치 보느라 새로운 걸 시도하려고 하지 않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커요. 왜냐하면 옆에서 그런 걸 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공간도 없고, 그런 움직임들이 굉장히 소극적으로 펼쳐져요.

임준우: 노량진은 어떤가요?

정수현: 말씀하신 문제들이 그대로 서울 청년들의 문제와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서울로 공부하러 오신 분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공간 중 하나가 노량진과 신림 같은 서남권이거든요. 서울에 약 250만 명 정도의 청년 인구가 있다고 하는데 이 중에서 15~20% 가까운 분들이 주거빈곤자로 구분되어 있어요. 사람다운 거주가 불가능한 3평짜리 방이나 옥탑방에 사는데 심지어 비용이 월 40~50만 원 대에요. 그걸 다 지불하면서, 몇 년 동안 자기 진로를 준비하는 비용도 지출하고. 그 비용을 청년들이 그대로 빚으로 갖게 되는 구조인 거죠. 대학생들은 평균 1,500만 원 정도 부채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걸 공동체적으로 도와주지 않으면 다시 사회 활동을 할 수 없게 떨어져버리는 거죠.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대안으로 나온 게 무중력지대인 거죠. 세간의 창조 붐처럼 새로운 개념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아니에요. 저희는 개인화되어 있고 해체되어 있는 청년들이 모여서 같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자는 게 목적이에요.

임준우: 그렇군요. 문제가 연결되어 있고, 지역에서는 조금 더 심각하게 청년들이 활동할 공간, 미래가 잘 안 보인다는 거죠. 그런데 지역에 왜 청년들이 많아야 할까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서울, 수도권, 해외로 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왜 다시 돌아와야 하는 거고 청년들이 많아야 할까요?

원민: 그들은 사실 자기가 태어난 곳에 있고 싶어 해요. 자기가 사는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아 하는 청년이 많다고 저는 많이 느끼고 있거든요. 전주에 ‘청년몰’이라는 센터도 생겨서 자체적인 생태계도 만들고 있는데, 어쩔 수 없이 떠나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가 있고 싶어 하는 곳에 있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준우: 좋은 답변입니다. 즉 가고 싶은 사람이 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가고 싶지 않는데도 할 수 있는 게 없고 얻을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간다는 거죠? 고향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미래가 있다면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은 갈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시죠? 아주 멋진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

임준우: 자 그러면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지역에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는 게 있습니까? 구체적으로 서울이나 수도권에 존재하는 것도 좋고요.

김보람: 메이커 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코끼리와 헤르츠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좋은 최첨단 기기들이 광주 곳곳에 있어요. 그런데 그 기계들을 이용할 수 있는 창구들이 없거든요. 이용할 수 있다는 걸 알지도 못해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리 인력을 두지 않으면 청년들이 이용할 수 없어요. 청년들을 교육하는 공간이 광주에 없다는 소리에요. 그래서 그 공간이 필요해서 저희가 만든 거고요. 광주 청년 개인으로서 말하자면, 문화적인 뭔가가 없어요. 너무 없어서 연극 보는 것도 사치에요. 그래서 서울을 더 찾아가게 돼요.

임준우: 연극 공연들이 펼쳐지고는 있는 거잖아요? 비싸다는 건가요?

김보람: 비싼 것도 있지만, 연극이 익숙하지 않으니까 더 비싸게 느껴지는 거죠.

임준우: 그리고 공연의 수가 적거나 종류가 다양하지 않겠고요.

김보람: 광주 청년들이 대학로를 얼마나 선망의 눈으로 보고 있는데요. (웃음)

임준우: 전주 청년 우깨는 어떤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원민: 저희가 기획사를 설립하면서부터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게, 참가자들이 문화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프로그램이 생기면 좋겠어요. 쉽게 말해서 여기 계시는 분이 본인이 문화활동이나 행사를 하고 싶어서 만든 프로그램들이 활발하게 제작되면 좋겠어요. 위에서부터 내려오고 밑에서는 그냥 수용하는 콘텐츠가 너무 많아서 갈등이 많은 것 같아요.

정수현: 단순한 공간보다는 내가 가서 멤버가 될 수 있고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문화권이 이미 형성되어 있는 공간이 필요해요. 나랑 비슷한 에너지, 코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잖아요. 특정한 사용자들이 모여 있고 코워킹이 가능한 커뮤니티 공간들에 대한 니즈가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걸 공간이란 형태로 소비하지만, 사실 들어가 보면 누가 모여 있고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찾는 것 같습니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제도들

임준우: 정수현 센터장님께 개별질문 하나 드리고 싶어요.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 부족하다, 청년들을 위한 공간을 제도적으로 지자체나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셨어요. 그 주장을 짧게 정리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정수현: 자산이나 토지, 공간이 있어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시도해 볼 수 있는 청년들은 많지 않거든요. 뭔가 시도하려면 사람도 모일 수 있고 모임도 할 수 있고,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요. 카페도 있고 극장도 있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하는데, 자세히 보면 그런 곳들은 그냥 돈을 주고 소비되는 공간이죠. 모여서 토론하고 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은 없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그런 공간을 곳곳에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울시의 경우 노인이나 장년 세대를 위해 투자되는 사회적 비용이 전체 세대를 위한 복지 비용의 7~8% 정도 돼요. 국공립 유치원 같은 아이들을 위한 지원도 5~6% 정도 된다고 해요. 그런데 청년들을 위한 지원은 0.38%래요. 청년을 위해서 공적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아직은 없다는 거죠.

임준우: 청년들을 위한 지원 예산이 전체의 0.38%다?

정수현: 서울시 2014년 기준입니다.

임준우: 그런데 중년들을 위한 공간도 없어요. (웃음) 청년들하고 똑같아요. 다들 문화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죠. 그런데 예산은 한정되어 있잖아요.

정수현: 청년기는 다음 사회를 준비할 수 있는 시기이고, 그런 세대를 위한 준비가 되어야 하잖아요. 청년 스스로 생산성을 만들어 내야 하는 중요한 시기고, 여기에 대해서 사회적 투자가 필요한 거죠. 청년 세대에는 이런 논의에 포함되는 대한 당사자 그룹이 많은데, 중년 세대에는 사회적으로 이런 게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당사자 그룹이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임준우: 그 말씀은, 중년 세대에도 당사자 그룹이 만들어져서 주장하면 바뀔 수 있다는 건가요?

정수현: 청년은 고용노동법상 만 39세까지라는 기준이 있어요. 이런 기준들이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청년 이후 세대에서는 당사자 그룹이 자영업자 그룹이나 소상공인 그룹, 경력 단절 그룹처럼 특화되어서 나타나요. 그런데 청년 세대는 자영업자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닌 준비 기간 그룹이기 때문에 청년 세대만 요구되는 지원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임준우: 두 분도 말씀해주시겠어요? 청년들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인데, 사실 여러 세대가 지원이 필요하잖아요?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다 도움이 필요하면 자원을 배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왜 청년들은 특히 더 지원이 필요할까요?

원민: 더 확실한 대답을 하기 위해서 질문을 하나 드리고 싶은데요. 중년 대표로써 이런 공간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있으신가요?

임준우: 제가 중년 대표는 아니지만. (웃음) 저는 만드는 거 좋아해요. 3D 프린터도 있으면 좋겠고. 중년들도 노트북 있거든요. 코워킹하면 좋겠고. 커피도 멤버십가로 절반에 먹었으면 좋겠어요. 같이 모여서 지금 뭐하는지 이야기하면 좋겠고. 이제 100세 시대잖아요? 그러면 40대 50대들도 충분히 뭔가를 더 준비할 수 있는데, 그런 걸 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겠고. 내용을 보면 청년들이 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원민: 제가 단순하게 생각하는 걸 수도 있는데, 지금 말씀하신 모든 것들을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하기가 더 힘들다는 거죠.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청년들이 이미 자리를 잡은 분들에 비해서 자본 같은 면이 부족하니까요. 그래서 청년들에 대한 배려가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보람: 저는 비슷한 입장이에요. 지금 장년층은 정말 부득이하게 기성 세대가 되었잖아요? 반면 청년들은 이제 막 시작했고, 앞서 사람들이 만들어 놨던 사회를 지키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바꿔 나가고 만들어 나갈 존재들이란 말이에요. 그런 대상에게 하는 투자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임준우: 청년들의 문제에 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가에 대한 문제죠. 저도 여러분의 말씀에 동의하고요. 미래가 더 많이 남은 사람들에게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거죠. 아주 극단적으로 말해서 배가 가라앉는데 누가 구명조끼를 입어야 하는가 하는 거죠. 동의하지 않으실 수도 있지만 일단 아이들이 입어야겠죠. 그 다음은 청소년들이겠죠.

공간을 운영하는 맛이라는 것

임준우: 분위기가 무거워졌는데, 조금 가볍게. 공간을 운영하시면서 여러 가지 사례들이 있잖아요? 방문하시는 분들, 프로그램 운영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 이래서 내가 공간을 운영하는 재미가 있다, 이런 즐거운 에피소드나 감동적인 에피소드 하나씩만 소개해주시죠.

김보람: 지금 공간을 새롭게 운영한 지가 2달밖에 안 됐어요. 그래도 분위기를 환기시키자는 거니까. 게스트하우스 사례 하나 이야기해드릴게요.
저희 게스트하우스는 외국인 전용이에요. 언제 한 번 덴마크에서 두 부부가 왔어요. 덴마크면 유럽이잖아요? 그런데 아이들 세 명이 아시아인이에요. 다 입양을 한 거죠. 그런데 왜 한국으로 여행 왔느냐고 물어봤더니 13살짜리 딸 아이가 한국에서 입양되었대요. 아이가 계속해서 Who am I? 물어보더래요. 엄마가 어떻게 대답을 해줄까 하다가, 태어난 곳을 직접 보고 정체성을 깨닫게 해주려고 한국에 온 거예요. 저도 영어를 잘 못하고 어머니도 영어를 잘 못하는데, 서툰 영어로 이 아이가 태어났던 병원도 물어보고 어떻게 가는지 물어보고, 지금은 운영하는지, 다 물어보시더라고요. 계속 마음이 찌릿찌릿하는 거예요. 아 이 맛에 게스트하우스 하는구나. 그때 처음으로 운영하는 맛을 본 것 같아요.

원민: 저희는 기본적으로 방앗간에 대한 문의가 많고요. ‘우리가 깨달은 것들’이라고 해 놓으니까 사이비 종교냐, 무슨 집회하냐, 그런 에피소드가 일주일에 한 번은 있는 것 같아요. 굉장히 많아요.
감동적이었던 건. 한 번은 저희 행사에 고3 아이가 왔어요. 밤 10시 행사였는데 이런 게 전주에 있는 걸 보고 싶어서 땡땡이를 치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문화기획에 관심이 많은 친구라, 그 친구가 자기도 이런 공간에서 행사를 해보고 싶다고 해서 8월에 저희가 하기로 한 파티를 그 친구한테 맡겨버렸어요. 기획부터 다 해보라고 했더니 다음날 친구 세 명을 데리고 오더라고요. (웃음) 다 땡땡이 치고 왔대요. 너무 고맙죠. 이런 고3이 있구나, 또라이 같은 애들이 있구나, 하는데도 또 걱정이 되는 거예요. 고등학교에서 연락이 올까 봐. 그런 것들이 참 보람이 많아요. 행사와 공간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자기가 해보고 싶다고 해서 새로운 콘텐츠가 창출되는 걸 봤을 때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임준우: 그 고3 학생이 진행하는 파티는 아직 열리지 않았습니까?

원민: 8월에 저희가 남부시장에 있는 청년몰이라는 곳을 빌려 놨습니다. 내일 그 기획 회의를 해요, 고3들 데리고.

정수현: 저희는 ‘나눔부엌’이라는 공간이 있어요. 다른 곳은 다 조용히 일하고 공부하는 공간인데 그 공간은 늘 먹을 게 있으니까 항상 복작복작해요. 그래서 거기서 늘 생활하는 코워커 분들이 반찬 하나씩 들고 와서 거기서 밥을 먹어요. 거기서 활발하게 관계가 형성되고요. 저희 공간은 700명 정도의 아주 느슨한 회원들이 있는데, 이 중 한 10%인 오육십 명은 아주 긴밀하게 관계가 만들어졌어요. 처음에 전혀 몰랐던 사람들이 이 자리에 있음으로 인해서 관계망이 확확 커지는 걸 옆에서 지켜볼 때 사업자로서 가장 뿌듯해요. 예전에 카페를 전전하던 그룹이 자기 장소가 생기니까 사업 기회가 그렇게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뜨내기 청년들로 취급당하다가 자기 사무실도 있고 미팅도 자체 공간에서 할 수 있게 되니까 굉장히 든든한 파트너라고 저희에게 감사해 하는 그룹이 있거든요. 그런 분들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게 제일 뿌듯한 것 같아요.

원민: 동료들이 힘을 모아서 공모전 같은 데 나가서 입상하고 사업하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하죠.

김보람: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저희도 이제 5년차가 되었어요. 그래서 거쳐간 친구들도 많아요. 군대 가기 전에 같이 활동하다가 군대 다녀와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친구가 있어요. 광주는 5월이 5.18과 관련해서 사업이 가장 활발하거든요. 그때 시간 좀 되면 도와달라고 이야기했더니 그 친구는 이미 그 사업의 프로그램 매니저가 되어서 자리를 잡아버린 거예요. 그래서 되게 얄미우면서도 그만큼 컸다는 게 기분이 오지면서도 씁쓸했죠.

임준우: 그렇군요. 뭔가 보람도 있고 뿌듯함이 느껴지는 사례들이었어요. 안 좋은 사례들도 있지 않습니까? 당장 떄려쳐야지, 내가 이러려고 한 건 아닌데. (웃음)

정수현: 저희는 분명한 장점이 있는 만큼 분명한 단점이 있어요. 공유지의 비극, 아무도 주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막 쓰고 관리하는 사람을 홀대해요. 사람들과 관계 맺으라고 공간을 만들었는데 딱 자기 것만 하고 이기적으로 구는 유저들이 10~15%는 항상 있어요. 그런 분들 볼 때는 서비스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울컥울컥 드러날 때도 있어요. 또 하나는, 지금은 정부나 지자체 정책적과 방향이 맞아 떨여저서 좋은 사업이지만, 분위기 바뀌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불안정한 곳 중 하나에요. 그래서 저는 이런 공공기관 사업은 나중에 지역 공동체 그룹에게 자산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해요. 그렇지 않으면 정책 분위기에 따라서 방향성이 확확 바뀌고, 청년은 늘 실험 대상이 되는 거죠.

원민: 저희는 없습니다. 죄송해요, 없어서. (웃음) 개인적으로 사업해서 좋은 것 같기는 한데, 극단적이지만 그런 분들이 있으면 그냥 나가라고 해요. 저희는 그런 분들에게까지 서비스할 필요성을 못느껴요. 철저하게 룰을 따라주고 약속을 지켜주는 분들을 대우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임준우: 코끼리도?

김보람: 따로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게스트하우스는 돈을 지불했으니까 정말 더럽게 쓰고 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얼마 전에는 복도에다가 대변을 보고 가신 분도 계시고. 저는 그냥 웃어 넘겼는데, 그걸 치운 이사님이 이거 계속 해야 하나 하시더라고요. (웃음)

임준우: 그런 어려운 점이 또 있군요.

나와 우리, 연결체

임준우: 슬슬 막바지로 가고 있어요. 지역에서 공간을 운영하면서 사업을 하고 계신데. 공간에 속해 있지 않지만 연결되어서 활동하는 그룹이나 팀들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팀들이 있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원민: 저희는 문화기획사다 보니까 지역에서 문화기획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들은 일단 연결이 되어 있어요. 지역이 지원이 없는 건 안타깝기는 하지만, 좁아서 그런지 다 알고 있는 건 참 강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행사를 한다, 그러면 다 와서 참여하고 피드백해줘요.

김보람: 광주는 작년부터 청년들의 단체 활동이 활발해졌어요. 청년들을 지원하는 곳도 생겼고요. 그리고 광주 역시 농촌도시거든요? 시골이에요. 서로 다 알고 있어요. 품앗이 하다시피 다른 팀이 뭐 하면 알게 모르게 도와주고. 몇 개 청년단체들 꼽으라면 꼽을 수도 있고. 다들 형 형 하는 사이거든요. 대부분 기획자들이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아요. 어딜 가도 그분들이 다 계세요.

정수현: 저희는 전략적으로 문화기획하시라고 만든 공간이라. 서울에 필요한 것 대비 비어 있는 공간이 많거든요. 이 공간을 활용하자고 작정하고 회사를 차리다 보니까 사용자 그룹이라고 해야 할까요? 두세 명씩 모여 있는 작은 그룹들과 실제로 자원을 잘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분들을 스터디해요. 항상 활동 단체들 찾아서 어떤 서비스나 콘텐츠를 만드나 조사해서 리스트에 넣고. 계속 관계 맺기 하는 게 주 업인 것 같아요.

나에게 백지수표가 있다면

임준우: 세 분 앞에 백지수표가 있다고 치면, 지금 있는 공간을 어떻게 만들고 싶습니까? 뭘 해보고 싶습니까? 갑자기 표정이 밝아지시는데. (웃음) 나에게 무한한 자원이 있다면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정수현: 저는 청년들의 공동체 회사 법인 같은 걸 만들고 타운 하나를 사버려서 땅값이 올라도 쫓겨날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셰어하우스랄지, 같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이라든지, 가게 거리 같은 걸 마음껏 개발하는 도시개발 회사를 차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같이 협동물도 만들어 내고 연결도 하고, 이러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임준우: 얼마면 될까요?

정수현: 900억에 나온 3만 평 부지가 서울에 있거든요? 그 부지값에 건물 증축비까지 생각하면 그래도 조 단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보람: 중년공간도 하나 만들어드리죠.

정수현: 중년공간도 만들어서 애들도 옆에서 같이 키우실 수 있게 하고. 실제로 스페인의 몬드라곤(MONDRAGON) 같은 곳은 그런 식으로 일자리 창출도 어마어마하게 하고 자체 생태계도 만들었잖아요. 저도 그런 거 너무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돈이 없어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원민: 저희는 한 공간에서 문화 행사도 하고 예술 활동도 하고 교육도 하고 있는데, 돈이 있으면 건물을 사서 한 층은 정말 문화적인 콘텐츠에 최적화된 공간. 다른 층은 예술 활동, 다른 층은 전시, 1층은 식당. 이런 식으로 전문화된 건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임준우: 얼마면 될까요?

원민: 사실 건물을 알아봤는데, 전주에서 가장 비싸다는 곳의 한 층에 100평 정도 되는 7층짜리 건물 월세가 층당 300만 원이더라고요. 7층이니까 월세만 2,000만원 정도 하겠죠.

김보람: 사는 게 낫지 않을까요?

원민: 돈이 있으면 사야죠. 매매까지는 생각을 못했어요.

김보람: 저희는 일단 고생했던 이사님들 있어 보이게 다녔으면 좋겠고요. 제가 가장 하고 싶은 건, 백만 원 천만 원씩 원하는 만큼 돈을 주고 해보고 싶은 일을 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대신 그냥 주는 게 아니라 기획안을 써오라고 해서. 돈을 어떻게 써도 되니까 지원해보고 싶어요. 뭐든 하나는 나올 거예요 분명히.

임준우: 얼마면 돼요?

김보람: (웃음) 돈 얼마 안 들어요. 천만 원이면 열 명을 지원할 수 있고요, 1억이면 백 명도 지원할 수 있죠.

임준우: 다들 공간에 대한 꿈들이 있죠. 공간이 있어야 사람이 있고, 사람이 모여야 문화가 만들어지고.

우리 공간이 나아가고 싶은 방향

임준우: 마지막으로, 무한한 자원은 없지만 우리 공간을 이렇게 만들어 가고 싶다는 소감을 한 마디씩 말씀해주세요.

정수현: 저희가 스터디하고 있는 곳 중에 일본의 세타가야구(世田谷区)라는 곳은 노년층이 지역을 위해서 공간을 기부하고 청년들이 거기 들어가서 장사도 하고 생산성도 높여 지역 자체를 재생하는 멋진 사례가 있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기존 자원들을 청년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려는데 모델이나 사례가 되는 게 저희들의 단기적인 목표고. 장기적으로는 저희도 좋은 단지들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되면 좋겠다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원민: 저희는 공간을 활용하시는 분들이 저희 공간을 그냥 가져갔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희는 기획사 일만 하는 게 목표고, 그러려면 기획사로 돈을 더 벌어야겠죠. 공간에 오시는 분들이 알아서 수익도 자급자족하면 좋겠고. 장기적으로는 결국 그런 분들이 또다시 문화 기획 쪽으로 와서 문화적 콘텐츠가 풍성해지고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게 저희 희망이자 목표입니다.

김보람: 저희 공간은 누구나 오면 생각한 것들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란 말이에요? 상상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메이커들을 많이 발굴해 내는 것을 바라고 있고요. 아까 말했다시피 지식개발센터, 광주기술원, 아시아문화전당, 도서관, 대학교 이런 곳들을 한 번에 연결할 수 있는 거점이 되고, 메이커 클러스터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광주라는 지역의 한 공간이 아니라, 여기 오면 대한민국 모든 메이커를 다 볼 수 있다는 공간이 헤르츠, 그리고 코끼리 팹랩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임준우: 한 시간 이상 공간에 대해서 말씀해주신 세 분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