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걷는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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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수다 시즌 3-1: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들, 다르게 걷는 미디어
일시: 2015년 9월 16일 수 19:00-21:00
장소: 카우앤독 2층 C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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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우: 혁신적인 수다의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여 미디어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세 분을 모셨습니다. 세 분의 자기소개를 간단히 듣도록 하죠.

이효석: 뉴스페퍼민트라는 외국 뉴스를 번역하는 미디어가 있습니다. 3년 전에 미국에서 친구들과 만들었고요. 저는 지난 9월에 한국으로 귀국해 지금 한 벤처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뉴스페퍼민트의 대표로 왔습니다. 이효석이라고 합니다.

정세윤: 저는 20대 미디어 미스핏츠에서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는 정세윤입니다. 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고요. 미스핏츠의 편집장입니다 반갑습니다.

심상용: 저는 런칭 준비 중인 모바일 전문 미디어 모비인사이드의 편집장이자 사원이자 모든 걸 담당하고 있는 심상용이라고 하고요. 모비인사이드는 모비데이즈라는 모바일 마케팅 회사에서 모바일 시장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심도 있고 글로벌하게 전달해드리고자 준비 중인 미디어입니다. 반갑습니다.

왜 새로운 미디어가 필요한가?

임준우: 그러면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할 텐데요. 일단 궁금해요. 미디어가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왜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시도를 하고 계신지.

심상용: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모비인사이드는 모비데이즈 블로그에서 시작했는데요. 모비데이즈가 시작한 지 1년차 신생 스타트업일 때 합류하게 되었어요. 모바일 광고에 대해서 배워야 하는 입장이어서 자료를 찾는데, 온 온라인을 뒤져도 자료가 없는 거예요. 책을 봐도 해외 자료여서 국내와는 맞지 않았고요. 올해 모바일 광고 시장이 1조원을 돌파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만큼 크게 성장하는 시장에 정작 자료가 너무 없다 보니까 시장이 성숙하기 힘들지 않을까 고민을 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우리가 앞장서서 정보를 전달하면 좋지 않을까, 해서 블로그를 시작했고요. 결과적으로는 대한민국 모바일 광고 시장 지도와 게임 시장 지도 같은 콘텐츠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저도 1년 안 된 병아리지만, 정말 모바일 시장에 정보가 필요하다는 걸 현장에서 체험하게 되었고요. 또 해외의 좋은 자료들을 더 소개하자는 취지에서 모비인사이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임준우: 모바일 광고 시장에 대한 분석이 안 되어 있다는 게 잘 믿기지 않네요. 엄청나게 많은 미디어들이 모바일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잖아요?

심상용: 모바일 광고 시장은 어떻게 보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이끈 시장이거든요. 국내의 큰 기업들은 신경 쓰고 있지만 충분하지는 않은 상황이고요. 일례로. 어떤 식품회사 마케팅 이사를 만났는데 이 분이 모바일 광고는 알지만 모바일 앱을 설치하는 방법은 모르는 거예요. 저는 충격을 받았죠. 모바일 트래픽을 수익화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모바일 광고인데, 그 안의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띠 배너라든가 잠금화면 미는 방법, 그게 그냥 광고의 전부라고 아시는 분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죠.

정세윤: 저희는 작년 8월에 시작했는데요. 직접적인 계기는 세월호 사건을 보고 반영된 패닉과 공포와 충격과 실망이었던 것 같고요. 저를 포함해서 미스핏츠를 만든 초기 멤버들은 지금의 언론이 다루지 못하는 주제가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그걸 단적으로 보여준 예가 세월호 보도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 당시에 한국에 없었는데요. 외국에서 세월호 보도를 생중계로 보면서 개인적인 트라우마로 남았고, 무력함에 빠졌어요. 언론에 관심 있어서 공부하는 사람이고, 미래에 언론과 관련된 일을 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사람들이 보여주는 게 나에게 용납될 수 있나, 그것이 과연 언론이 다루어야 할 주제와 태도인가,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이 생겼고. 평소에 언론에서 잘 다루지 않는, 내가 관심 있는 이야기에 대해서 뭔가를 다뤄 보고 거기서 의미를 찾고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효석: 저는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영어로 된 좋은 뉴스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요. 저도 그 기사들을 다 읽을 수는 없으니 누군가가 번역해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우리가 사람들에게 번역을 해서 주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만들게 되었습니다. 어떤 불편을 느낄때 이를 개선하고 싶다는 마음이 스타트업의 정신이라고 생각하고요. 지금 3년 반 정도 되었는데, 처음 만들 당시에는 나름대로 당시의 시대 정신을 반영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뉴스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저희가 이런 식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이면서 필요를 채운 셈이죠. 그런데 지금은 좀 뒤처진 것 같아요. 첫 1년 동안은 하루 방문객이 꾸준히 늘어서 만 명까지 늘었는데 그 뒤로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점점 더 모바일의 시대가 되고 있지만, 저희는 계속 상대적으로 긴 기사들을 소개하고 있고요.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가는 건 저희랑 안 맞는 점도 있고 해서 아마 이 상태로 계속 유지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고요.

기존 미디어의 문제들

임준우: 기존 미디어에 대한 실망 내지는 반발, 이런 것들이 탄생 배경에 작용한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문제였을까요?

정세윤: 미스핏츠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제가 선호하는 몇 가지 표현 중 하나가 ‘기존 미디어의 안티테제’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 볼게요. 이십대가 취업을 못해서 이렇게 지리멸렬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런 기사를 최근에 되게 많이 볼 수 있잖아요. 일간지에서 청춘 리포트를 쓰거나, 통계를 보여주거나, 고시원에 살고 있는 이십대들을 르포로 다루는 것 같은 시도를 하는데. 사실 당사자 입장에서 봤을 때 그건 굉장히 특수한 이십대의 이야기에요. 하지만 취업난이나 삶의 실패감은 모두의 것이거든요. 논란이 많았는데, 얼마 전에 강남 금수저와 관련된 글을 낸 적이 있어요. 주소지는 강남 타워팰리스 바로 옆인데 내내 집에 빚이 있었기 때문에 그 동네를 벗어나지 못했던 친구의 이야기인데. 그 친구가 느끼는 변화, 이십대가 살면서 마주치는 현실에 대한 불안, 이런 이야기는 사실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는 기사화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십대뿐만 아니라 성소수자나 세월호 취재 등 기성 언론이 다루지 않고 있는 면이 너무 많다고 느꼈어요.

임준우: 미스핏츠는 기존 미디어에 대한 그런 문제 의식이 있었고요. 모비인사이드는 아까 이야기해주셨는데. 사실 잘 이해는 안 돼요. 모바일 테크 뉴스는 기존 미디어가 많이 쏟아내고 있잖아요.

심상용: 큰 산에서 나무 하나만 보고 쓴 기사들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업계에 있는 분들이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모바일 시장이 너무 빨리 성장했어요. 온라인 광고 시장도 성장할 때 10년이 걸렸거든요? 그런데 모바일 광고 시장은 5년 안에 폭발적으로 성장해서 온라인 광고 시장을 따라잡았어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 심도 있게 파서 인사이트 있는 보도자료를 만들기 힘들어요. 트렌드가 너무 빨리 바뀌어서 시장이 동시에 성장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정보도 부족했고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이 글을 쓰니까 주목을 받게 되었고요.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임준우: 그러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심상용: 제 필명은 ‘심군’인데요. 영업팀에 가 보면 심군 블로그 잘 보고 있다는 말을 해줘요. 모바일 시장에서 정보에 대한 니즈는 항상 있는 것 같아요. 하드웨어 쪽에는 전문가가 많지만, 제가 시작했던 모바일 광고는 당시만 해도 사람이 없어서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준우: 뉴스페퍼민트도 궁금한데요. 다른 곳은 뉴스를 생산하잖아요. 하지만 뉴스페퍼민트는 뉴스를 생산하지 않고 번역하죠. 영어 되는 사람은 원문을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효석: 우선, 무언가를 생산한다는 것 자체가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 바탕해서 어떤 여러 가능한 선택지 중의 하나를 덧붙여서 자신의 것으로 내놓는 행위라고 볼 수 있고요. 즉 큐레이션의 가치는 얼마나 많은 선택지 중에서 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매우 많은 외신들 중에서 하나를 고르고 있고요. 특히 어떤 사태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이야기하는지가 우리나라와 다를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기존 미디어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역할도 하는 셈이겠지요.

누가 만들어가고 있는가?

임준우: 각 미디어에 어떤 기사들이 있는지 오기 전에 봤어요. 모비인사이드는 곧 런칭한다고 하고. 우선 미스핏츠는 들어가서 조금 당황했어요. ‘여성의 몸, 덮치니 좋더냐?’ 그런 기사들이 있더라고요. 어떤 논조나 방향이 있습니까?

정세윤: 저희는 젠더 담론이나 섹슈얼리티 담론, 성소수자, 오타쿠, 그리고 정치 시사 이슈에서 배제되고 있는 이슈들을 위주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여성 혐오나 성차별적인 면들을 다룬 기사를 많이 냈죠. 논조라기보다는, 저를 포함한 팀과 필진들이 관심 있는 주제인데 다른 곳에서 안 쓰는 주제를 많이 다뤄요.

임준우: 팀원이 여러 명인 걸로 아는데, 생각이 다 똑같을 수는 없을 거 아니에요? 여성 혐오에 대해 다루는 것에도 많은 논점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건 어떻게 조절하시나요?

정세윤: 일단 생각을 어떤 형태로든 만들어 보는 걸로 시작해요. 여성 혐오에 대해서, 데이트 폭력이 만연한데 왜 역차별 논란이 일까 이야기하고 싶으면 글이든 사진이든 영상이든 표현을 해 보라고 먼저 이야기를 하고,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지죠. 이렇게 이야기하는 게 맞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와 이렇게 이야기했을 때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해서 보통 같이 피드백을 하죠.

임준우: 일종의 방향을 맞추는 데스크 역할을 하는 거네요?

정세윤: 네.

임준우: 뉴스페퍼민트는 영국 노동당 선거를 심도 있게 다뤘더라고요. 큐레이션이 굉장히 중요하다, 어떤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고 표현하셨던 것 같은데요.

이효석: 저희는 따로 데스크가 있지는 않고요. 저희는 어떻게 보면 각자가 자신의 관심사를 올리는 팀 블로그에 더 가깝습니다. 그 대신 새로 멤버를 뽑을 때 상당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기존의 멤버가 알던, 그러니까 충분히 믿을 수 있는 사람들만을 뽑았고요. 번역 능력뿐 아니라 그 사람의 어떤 전문성이 있기를 바라고요. 노동당 기사는 국제 뉴스를 담당하고 있는 분이 선택한 기사이고 내용이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임준우: 모비인사이드도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심상용: 모비데이즈라는 블로그로 시작했다가, 최근에 한 명을 영입했어요. 지금 페이스를 맞춰가는 단계고요. ‘서로의 맨파워를 존중하면서 서로가 서로의 데스크가 되어주자’는 말을 하고 있거든요. 저는 제가 쓴 글이 제일 예쁘고 아름답죠. 사람들한테 인기를 얻으면 뿌듯하고 어깨가 들썩거리고. 그런데 글이 나가기 전에 한 번 더 서로 확인해주면서 어떻게 나가면 더 좋을지 방향성을 맞추고 장기적으로 호흡하면서 가자는 말을 하고 있어요.

임준우: 말 나온 김에. 미스핏츠는 총 몇 분인가요?

정세윤: 좀 애매해요. 8~10명이라고 이야기했을 때는 보통 미스핏츠에 주로 관여하는 친구들, 그리고 피드백에 액티브한 사람까지 포함한 숫자라고 생각하면 되고. 그 외에 생산자 입장에서 글을 쓰거나 영상을 만드는 친구들은 숫자는 달마다 달라서. 그렇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임준우: 뉴스페퍼민트는?

이효석: 이제 15명이 되었습니다.

뉴스페퍼민트에게 묻다

임준우: 각 미디어에 대해서 질문을 드릴게요. 뉴스페퍼민트에 대해서 먼저 몇 가지 질문을 드려 보죠. 아까 큐레이션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선택하는지 궁금해요. 번역할 기사가 되게 많잖아요?

이효석: 처음에는 3명이 시작했고 하루 9개의 기사를 냈습니다. 저는 과학 분야를 맡아 하루에 과학 기사를 3개씩 쓰기로 했고요. 그때 다른 분들이 하루에 과학 기사가 세 개 씩이나 나오느냐 이런 말을 하셨었고요. 제가 과학 기사를 선택할 때 트위터를 애용하는데, 뉴욕타임즈 사이언스, BBC 사이언스, 네이처,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등의 계정들을 follow 하고 있는데 하루에 생산되는 과학 기사가 200~300 개에 달합니다. 그중에 제목을 보고 3개를 골랐었죠.

임준우: 그렇게 많이 쏟아져나오는데 그 중에서 어떤 것을 번역할 것인가 어떻게 결정하나요?

이효석: 저희가 오랫동안 외신을 보다 보니 외국의 큐레이션 매체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요. 최근에는 Nuzzle 등을 통해 친구들이 추천하는 기사도 참고하고 있고요. 또, 각자가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어떤 기사가 중요한지를 판단하는 그런 능력이 생긴 것 같습니다.

임준우: 지금 구조가 전업이 아니라 각자 자기 일을 하다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할 거고, 기사에 대해서 내부 의견도 갈릴 수 있잖아요. 이런 의사 조정 커뮤니케이션이 어렵지는 않습니까?

이효석: 저희는 전부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고요. 누가 언제 어떤 기사를 올릴지는 스케줄로 만들어서 매주 초에 공유하고 있고. 그 외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한 달 정도는 그 사람에게 피드백을 주죠. 다른 사람들 보면서 맞춰가는 부분도 있고요.

임준우: 고급화된 타깃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이효석: 좋게 표현하면 그렇죠. 광고계 쪽에서 가끔 연락이 오는데 사용자 중에 이삼십 대의 전문직이 많다는 말을 듣기는 했습니다..

임준우: 마지막으로. 운영하다 보면 결국 서비스를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적절한 수익이 있어야 할 텐데. 그런 노력도 꽤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이효석: 돈을 받는다는 것이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뭔가를 포기해야 하는 면이 있습니다. 작년 여름에 기부를 받는다고 글을 올렸을 때 어떤 분이 강한 비난의 댓글을 다신 적도 있고요. 작년 한 해 동안 150만 원 정도 기부금이 들어왔는데, 그게 서버 비와 이메일 서비스 유지비 정도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저희가 뉴욕타임즈랑 협업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이야기가 잘 되면 저작권 문제와 수익 문제가 모두 해결되면서 좀 다른 방식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요.

임준우: 저작권도 궁금해요. 어떻게 하시는지.

이효석: 엄밀하게는 사실 안 되죠. 제가 이런 이슈가 생길 때마다 관련 내용들을 정리하다 보니 이제 한 30장 정도 되는 길이의 문서가 생겼습니다. 누가 문제를 제기하면 제가 보내주기도 하고요. 요약하자면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열 명 이상의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공통적인 대답이 이 문제에 대해 누구도 확답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고요. 저작권에는 공정 이용에 대한 부분도 있고, 수익을 내고 있는지, 저작권자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는지 등의 다양한 문제가 있고요. 도덕적인 면에서는 우선 그 기사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고요. 하지만 법적으로 따지면 위험할 수 있겠죠.

미스핏츠에 묻다

임준우: 다음에는 미스핏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굉장히 전복적인 주제를 다루는데. 그게 방문자나 독자에게 거부감을 준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 있나요?

정세윤: 저희는 한 오백 년 살 것 같고요. (웃음) 악플도 많고. 저희가 청년 주거 관련해서 뉴스펀딩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하기도 했는데. 그 다음날 에디터님이 이렇게 악플을 받으면서 펀딩이 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반응은 항상 극과 극이죠. 말을 잘한다, 시원하다. 아니면 이놈들이 이것 봐라?

임준우: 글을 쓸 때 어쨌든 이슈가 되는 지점에 대한 글을 쓰시잖아요. 그런 것들을 어떻게 포착하세요?

정세윤: 주관적인 기준이기는 한데요. 저와 저희 팀원들이 느끼는 문제가 있는데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이 저희가 주로 다루는 주제라고 생각해요.

임준우: 아무도 말을 안 하면 어떻게 알까요?

정세윤: 사람들이 나 이거 불편해, 나 이거 좋아, 이거 싫어, 여기까지는 이야기하는데 왜 그런지는 잘 이야기하지 않잖아요. 귀찮기도 하고. 소셜미디어 채널에는 기사를 공유함으로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고 표현하는 기능도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보통 “나는 불편해, 왜냐하면…”에서 …을 채우는 글들을 쓰죠. 왜 그럴까, 어떻게 그렇게 되었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임준우: 주장이 실린 기사들을 내보내게 되면 팩트에 대해서 정보도 수집하고 체크도 해야 하잖아요. 전업 기자로서 취재하기는 어려운 상황 같은데. 그런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습니까?

정세윤: 초반에는 좀 발생했던 것 같아요. 부끄러운 이야기라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웃음) 초반에 통계 인용에 대한 신빙성에 대해서 저희 내부에서도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어요. 저희는 초반부터 지금까지 어떤 글을 쓸 때 관련된 좋은 자료나 걸치는 이야기가 있으면 다 링크를 걸거든요. 보통 언론사에서는 남의 기사 링크 잘 안 걸어주잖아요. 저희는 열심히 겁니다. 좋게 정리해 놓은 자료가 있으면 그걸 보면 되잖아요. 최종 게이트키퍼는 저지만 그 전 단계의 피드백하는 그룹에서 팩트는 보통 걸러지는 편이라 큰 문제는 없습니다.

임준우: 미스핏츠는 논조가 강한 편이잖아요? 그런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논조가 너무 센 거 아니냐, 편향적인 거 아니냐. 이런 지적 꽤 있을 것 같은데.

정세윤: 저희는 정치적인 색이 없어 보이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존재죠. (웃음) 하지만 그렇다고 틀린 건 아니니까. ‘객관적인 미디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객관적인 것보다는 ‘정당한 이야기를 하고 있느냐’ 하는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요. 저희가 최저임금에 대한 기사를 썼어요. 겨우 이만큼 올려 놓고 생색내느냐는 논조였어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는 근거랑 논리의 흐름이 있으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거든요. 누군가의 의견으로 존중되어야 할 목소리인 거죠. 그런 면에서 저희는 틀린 이야기는 안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게 객관적이든 아니든.

임준우: 객관이나 중립보다는 정당하고 옳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정세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이야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임준우: 미디어가 객관적이고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이야기 많이 듣잖아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효석: 어떤 것이 중립인지 객관적인지도 사실 주관적인 판단이죠. 과학자에게는 절대적인 진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상대적인 입장을 취해야 할 무수히 많은 문제들이 있고요. 어쨌든 과학적인 근거에 의지해서 할 수 있는 진술을 할 때는 늘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그렇지 않을 때에는 가능한 한 다양한 의견을 조사해서 그 의견들이 어떤 이데올로기, 예를 들어 공리주의, 과학주의 아니면 페미니즘 등에 바탕한 것인지를 판단해서 입장을 정하지요.

심상용: 저는 객관성 중립성은 모두가 갖고 있는 잣대에 따라 판단된다고 생각하고요. 그 잣대를 주장하는 게 미디어라고 보고 있어요. 모두에게 맞춰서 말할 수는 없죠. 미디어도 색이 있는 거고. 그런데 미디어의 잣대가 흔들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저는 글을 쓸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너의 줏대는 어떠냐?’ 이런 식으로 쓰는 게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모비인사이드에 묻다

임준우: 모비인사이드 이야기를 해 볼까요? 사실 미디어가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어서 질문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우리가 어떤 모습을 상상하면 될까요?

심상용: 가벼운 글이 있으면 무거운 글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운영하려고 생각하고 있고요. 해외로 갔을 때는 테크크런치매셔블처럼 전문 블로거들이 현업에 종사하면서 자기가 바라보는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를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임준우: 필진들도 중요할 것 같은데. 필진은 어떻게 모으고 계십니까?

심상용: 아까 말씀드렸던 분이 오셨고. 해외 쪽에서도 중국이나 일본 미디어 자료를 만들고 계신 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고요. 국내에도 여러 제휴처를 만들어서 돌파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임준우: 전문가를 필진으로 모실 계획은 없나요?

심상용: 모비인사이드에서는 현업에 종사하시면서 전문 내용을 전달해주시는 분들을 외부 집필진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과 투자 관련해서 정주용 경영투자 칼럼니스트가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해주시고 계시고요. 중국 게임 관련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님, 동남아 시장 관련 박상훈 대표님, 광고 관련 김진경님 등 다양한 업계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전달해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베스트 vs 워스트 기사

임준우: 공통 질문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만든 기사 중 베스트는 이거였다. 최악은 이거였다. 하나씩 뽑아서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심상용: 최악의 경우는 제가 업계에 들어와서 첫 번째로 썼던 글인 것 같아요. 그 전에 저희 대표님이랑 세 달을 공부했거든요. 일주일을 고민해서 A4용지 한 장짜리 기사를 만들면서 대표님에게 계속 피드백을 받았어요. 일주일 동안 하얀색이었던 A4용지가 다 빨간색이 될 정도로 어렵게 썼던 글인데. 그 글이 애증도 있지만 최악이었다고 생각하고요. “모바일 광고 시장, 아직 해는 떠오르지 않았다”는 기사였는데, 다들 떠오르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왜 해는 떠오르지 않았다고 하는가에 대해 썼죠. 객관적인 수치로 놓고 봤을 때, 제일 인기 많았던 건 대한민국 광고 시장을 정리한 지도, 게임 시장을 정리했던 지도였어요. 당시 1일 방문자가 만 명 정도 됐고요. 그때가 티핑 포인트로 업계에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기도 했어요.

정세윤: 최악의 기사는 뉴스펀딩 첫글? 원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글을 쓸 계획이 전혀 없었어요. 텀블벅에서 모금하고 취재 갔다와서 글을 쓰는 게 계획이었는데. 뉴스펀딩과 연이 닿으면서 급하게 일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해가 가기 전에 글을 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기사 제목이 “안토니, 우리 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였고요. (웃음) 내용적으로는 원래 저희가 쓰던 톤앤매너였어요. 단지 그게 뉴스펀딩의 사용자와 전혀 안 맞았던 거죠. 그 기사로 저희가 수명을 250년 정도 번 것 같고. 최고의 기사는 객관적인 지표로 봤을 때 “이러나 저러나 니들이 썅년이다”라는 글인데요. 2014년 가을에 치어리더 박기량 씨가 예능에 나와서 치어리더도 고생이 많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사람들이 쉽게 돈 벌면서 그런 이야기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비판을 많이 했어요. 저희는 ‘뭘 해도 너희 마음에 안 들면 욕하는데, 왜 그렇게 쉽게 욕을 하지?’ 그런 논조의 글을 내보냈어요. 바이럴도 많이 됐고, 저희가 늘 하고 싶은 성차별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어가서 방향도 맞았고 호응도 얻었죠.

이효석: 베스트 기사는 모르겠지만, 가장 많은 분이 본 기사는 있고요. 스위스의 한 대학에서 박사 과정 학생이 학교를 그만두면서 남긴 글인데, 학계가 자기의 생각과 어떻게 다른지를 열 가지 정도의 문제점으로 정리한 글이었고요. 그 당시만 해도 평균적으로 한 기사의 뷰가 이삼천이었는데 그날 하루 만에 십만 명 정도가 그 기사를 읽었어요. 댓글도 200개 정도가 되었고요. 그게 가장 많이 본 기사였고. 나쁜 글은 없다고 하면 그렇고. (웃음) 사람들의 어떤 민감한 부분을 건드릴 때가 있어요. 2년 전쯤, 전 세계 인종 차별 지도를 기사로 낸 적이 있는데 거기서 한국이 안 좋게 표현되었거든요. 댓글에 자기가 외국 나갔을 때 인종 차별 정말 많이 당했고 한국은 좋은데 왜 이런 식으로 기사를 가져오느냐는 내용들이 달렸지요.

어떻게 지속가능할 것이냐?

임준우: 수익 모델이 궁금해요. 어떻게 지속가능할 것이냐. 미디어라는 정말 어려운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는데, 기존의 큰 미디어도 망하잖아요.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성을 가져갈 수 있을까, 고민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이효석: 한 가지는, 누군가 다른 이들이 외국의 기사들을 좋은 품질로 공급한다면 저희가 존재할 이유가 없게 될 수 있겠고요.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현재처럼, 참여하는 필자들이 돈을 기대하지 않고 적당한 독자의 피드백과 번역을 통해 공부했다는 만족감으로 어느 정도는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는 지속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있고요.

임준우: 수익을 추구해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게 아니라, 규모를 키우지 않는 선에서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

이효석: 그렇습니다.

정세윤: 저희는 월마다 들어가는 서버비나 시스템비는 후원으로 충당하고 있고요. 그 외에는 콘텐츠를 판매해서 얻는 수익으로 취재비와 제작비를 충당하는 수준인데.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공감을 많이 하는 게. 저희 이야기를 누군가 잘 써준다면 저희가 이렇게 힘들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지 않으니까. 그리고 지속가능성이란 단어를 이야기할 때. 회사가 되고 성장하고 수익을 내는 것만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임준우: 수익이 없고 잘 알려지지 않고 독자는 많이 없어도 지속가능할 수 있다?

정세윤: 미스핏츠만의 색을 찾는 독자들이 있겠죠. 돈을 주지 않는 상태에서 개발자를 만나거나 전문가와 일을 하는 건 되게 어려운 일이에요. 저희도 6개월 정도 찾아 헤매는 과정이 있었는데. 지금은 개발팀이 있어요. 돈을 줄 수 없지만 그 친구들이 미스핏츠를 하면서 본인이 얻는 가치가 있기 때문에 팀이 꾸려지고 이어나갈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심상용: 저희는 상대적으로 여유는 있지만 그만큼 또 눈치도 많이 보고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계속적으로 모회사에 속하고 싶지는 않고요.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언론이기 때문에 떨어져서 운영하고 싶고요. 모비인사이드는 모바일 시장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미디어이기 때문에 그걸로 비즈니스 모델을 잡을 생각이고요. 최근에도 여의도에서 초청해주셔서 한 바퀴 투어를 했어요. 시장에 니즈는 있고, 전문성을 더 키우면서 지속가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미디어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3년 후의 미디어

임준우: 3년 정도 뒤에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심상용: 3년이면 제가 어느 정도 선을 그어놓은 시점이기는 한데. 제 목표는 내년까지 국내 시장을 먹는 거고요. 내후년에는 아시아 시장을, 그 후년에는 유럽과 남미, 미국 시장을 먹는 겁니다. 목표를 크게 잡아야 그만큼 달릴 수 있으니까요. 흐름을 타면서 가고 싶어요. 해외 출장도 많이 다니는 편인데. 해외 컨퍼런스에 가서 느낀 건 국내를 대표할 수 있는 미디어가 없다는 거였어요. 모바일 시장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는 사람도 없었고. 그런 걸 보면서 가능성이 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정세윤: 내일 나갈 글도 걱정하고 있는데. (웃음) 3년 후에도 오늘 같겠죠.

이효석: 유지되겠죠.

임준우: 알겠습니다. (웃음)

자유 질문

임준우: 지금까지 뉴스페퍼민트, 미스핏츠, 모비인사이드였습니다. (박수) 지금부터 자유롭게 질문해주세요.

 

방청객: 저는 미스핏츠를 초반부터 봤는데요. 계속 변화가 있었잖아요. 필진도 나갔다 들어오고. 그런 큰 가치관을 유지하기 위해서 편집장님이 하는 역할이 궁금해요.

정세윤: 제가 주로 하는 일은 팀원들을 북돋아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냈던 글 중 반응이 좋고 사람들이 공감하는 대부분의 글은 필진들이 쓸 때 의심을 되게 많이 해요. 이렇게 당연한 소리를 내가 글로 써야 해? 이런 이야기를 되게 많이 하거든요? 그렇지만 그 당연한 이야기를 너 아니면 안 하더라고. 설득해서 콘텐츠를 만들어내게 하는 게 제 역할이 아닌가 생각해요.

 

방청객: 이십대를 대변하려고 하는 매체잖아요. 소규모만이 보는 매체여서 겪고 있는 힘든 점이 궁금합니다.

정세윤: 다른 미디어들은 저희랑 잘 안 놀아줘요. (웃음) 업계라고 표현할 때가 많은데. 저희는 마음에 비판 받아야 마땅할 행태가 있으면 비판을 하거든요? 비판하려는 태도가 먹고사니즘의 논리와 충돌했을 때 너희들이 미디어라면 옹호해야 하는데 어째서 비판하느냐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도 많고. 공격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아요? 되물을 때도 있고. 그런 점이 좀 고달프다고 생각하지만, 큰 불만 없이 잘하고 있습니다.

 

방청객: 뉴스페퍼민트는 콘텐츠 다양화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으신가요? 자주 나오는 번역 형식을 픽스해놓고 공유하는지, 아니면 그것마저도 필진들에게 맡기는지 궁금합니다.

이효석: 콘텐츠 다양화는 계속하고 있습니다. 번역 포맷은 없지만, 요즘 시대에는 구글로 기본적인 번역은 가능하고요. 실제로 영어 실력보다는 기사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실력과 한국어 실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방청객: 미국에는 버즈피드처럼 대안적인 성격에서 메이저 시장까지 잘 진출한 케이스가 있잖아요. 트래픽을 높이기 위해서 따로 하시는 게 있으신지. 아니면 우리가 할 것만 하면서 알아서 사람들이 주변에서 공유해주기를 원하시는지.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해요.

심상용: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는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정보 전달만 해도 사람들이 충분히 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그래서 그 이후는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뭔지 파악하려고 많이 노력한 것 같아요. 독자들이 어떤 콘텐츠를 좋아하고 그때 트렌드는 뭐고. 그에 맞는 콘텐츠가 나왔을 때 폭발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시장을 지켜보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트래픽을 모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버즈피드는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기술이 발전한 반면에, 제가 생각했을 때 국내 미디어들은 그런 시도는 별로 하지 않는 것 같거든요. 미국에서는 데이터 분석이 섹시한 직업으로 손꼽힌다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전혀 알아주지도 않고. 미디어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그런 부분이 갖고 싶은데, 보완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세윤: 저희는 어떤 걸 써야 사람들이 좋아할까 고민하지는 않지만, 저희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어떻게 해야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해요. 저희는 유입 링크 1위가 페이스북이고 거의 안 바뀌어요. 소셜 채널에 맞는 콘텐츠를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 보는 시도를 하는 편이죠. 영상도 처음 만들 때는 5~6분이었는데 길이가 줄어들면서 압축되고. 보통 소리를 안 켜고 보니까 자막을 넣는다든가. 사소해 보이지만 조금이라도 더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하려는 시도를 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효석: 노력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노력하는 것처럼 보이면 없어 보이잖아요. 안 하는 척해야 그나마 지금이라도 유지하지 않을까요? 실제로는 여력이 없어 안 하는 것이지만 안 하는 척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안 하는 척하는 거죠.

 

방청객: 기부가 많아진다든가 투자금이 생기면 시도해 보고 싶은 서비스 같은 게 있으신지.

심상용: 콘텐츠를 더 많이 소싱할 수 있는 인력이 중요한 것 같고요. 그 다음에는 모바일에 적합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개발진이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인력? 그 정도? 여력이 더 된다면 마케팅도 하고 컨퍼런스도 열심히 열고. 할 건 무궁무진하게 많은 것 같아요. 스튜디오도 만들고. 그러면 재미있지 않을까요?

정세윤: 저희 팀에는 오타쿠가 되게 많거든요 팀에. 지금은 저희가 글이나 사진, 영상 위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만, 앞으로는 콘텐츠를 만드는 주체의 경계가 점점 없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 큰 돈이 갑자기 생긴다면 게임이나 앱이나, 더 고도화된 형태의 뭔가를 만들어 보려고 시도할 것 같아요.

이효석: 작년에는 투자를 받으려고 돌아다닐 때는 여러 모델을 이야기했는데. 중국에 Yeeyan이란 사이트가 있어요. 거기는 그냥 일반인들이 가입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외신을 올리는 곳이고요. 회원이 15만 명이고 한 번이라도 기사를 올린 사람이 오천 명이에요. 중국은 사람이 워낙 많으니까 가능하겠죠. 하루에 삼십 개에서 오십 개씩 번역된 외신이 올라와요. 번역에서 생기는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서로 피드백을 주고, 잘 하는 사람들은 레벨이 올라가고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고요. 외신을 가져오는 아주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작권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는데, 영국의 가디언에서 Yeeyan에 대해서 좋은 내용의 기사를 썼어요. 사실 미디어가 저작권에 대해 이중적인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그건 자신들의 기사를 돈을 받고 보여줘야 하지만, 동시에 이 기사 자체가 하나의 영향력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봐주면 좋기도 하거든요. 어쨌든, 한국에서 그런 모델이 가능할지에 대해 저희가 투자자들 앞에서 설득력 있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그래서 지금은 그냥 이런 상황입니다.

 

방청객: 이번에 나온다는 서비스는 1인 미디어가 되는 건지, 아니면 1인 미디어를 모아놓은 플랫폼이 되는 건지 아직 그림이 잘 안 그려져서 궁금합니다.

심상용: 최근에 MCN, 멀티 채널 네트워가 화두가 되었죠. 평범한 사람으로 살다가 온라인 시장, 동영상 시장과 맞물려서 자기 입지를 표출하고 연예인보다 더 인기가 많고. 최근에 콘서트도 열었잖아요. 그런 것처럼 국내에도 자기 업계에 종사하면서 자기 소리를 내는 분들이 많다고 보고, 저는 그런 것을 모으고 싶어요. 모바일에 한정해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 뵙고 싶고. 하나하나의 목소리가 갖는 영향력이 나중에는 기존의 미디어보다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게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적으로도 더 확산할 수 있다고 보고요. 제가 꿈꾸는 건 1인 미디어들을 위한 장기적인 채널을 만드는 것입니다.

 

임준우: 오늘의 주제는 미디어였는데요, 참 어려운 주제 같아요. 기존 미디어가 많기도 하고. 전문성이 있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각자 엄청난 시도를 하고 계신 세 팀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면서 이 시간을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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