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We’re Reading #26 I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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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이 십여 일 남짓 남았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한 해를 계획하는 시기지요. 지난 시간을 정리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골치 아픈 일은 잠시 잊고 싶은 분께는 페이스북의 Year in Review 서비스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이 서비스는 올 한 해 내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진 10장을 알고리즘을 통해 골라주는데, 알고리즘이 진화하여 올해는 연인과의 이별이나 지인의 죽음 같은 슬픈 기억을 걸러준다고 합니다. (과거를 미화하는 알고리즘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가치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

타인의 (혹은 로봇의) 시선이 아닌 나만의 알고리즘을 통해, 지난 시간과 다가올 시간의 의미를 되찾고 싶은 분들은 이어지는 글들을 차분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주관과 안목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나의 2015년 한 해를 정리하고자 하시는 분께는 더욱 추천합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윤영관 교수의 정년 기념 강좌 <어느 분단국 국제정치학도의 고뇌와 꿈>의 강연 원고 중 일부를 빌어 26번째 What We’re Reading 시작합니다.

사람은 자연적으로 늙어가면서 보수화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보면 나이 들어 한순간 생각하기를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데 뭐 괜찮겠지 하고 자칫 잘못 판단하면 그렇게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중략)

꿈꾸는 여러분들이 희망이고 해답입니다. 나는 지식인으로서 내가 느끼는 심정을 감히 ‘고뇌’라고 하는 표현을 써서 여러분에게 털어놓고 하소연했습니다. 사실 한국 사회가 2년 후 무슨 충격이 어떻게 몰려와서 어떻게 될지 솔직히 짐작이 안 됩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희망이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말로, 진정으로 여러분들이 꿈을 꾸고 있는 한, 희망은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한국의 그리고 지구촌 앞날의 해답인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역사의 주인이고 원동력이 되어 세상을 바꿔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자기의 성을 쌓아놓고 그 안에 안주하지 마십시오. 꿈을 꾸되 유약하지 말고 강인해지십시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뚜기처럼 일어서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십시오. 이번 학기 내 강의를 들은 어떤 학생이 이런 구절을 수강 후기에 썼습니다. 안토니오 그람치의 견해에 내가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학생의 말이 의미가 깊어 읽어봅니다. “저는 안토니오 그람시가 한말을 좋아합니다. 지성으로 비관할지라도 의지로 낙관하라. 사실로 구성된 세계는 늘 삭막해보이지만 인간에겐 의지가 있다는 점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습니다. 냉철한 반성을 계속하면서 뜨거운 마음으로 공부하는 학생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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