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vs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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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0년 동안 쌀값은 50배, 기름값은 77배, 그리고 땅값은 3000배 올랐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리고 머리를 번개처럼 스치는 생각 하나. ‘우리 월급은 얼마나 올랐지?’
1934년생인 아버지께 여쭈었다. 아버지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당시 꽤 알려진 대기업에서 일하셨다. 졸업 후 1962년도부터 직장 생활을 하셨으니, 기사 속에 비교군으로 등장한 ‘1964년’에는 대리쯤 되지 않았을까? “아버지, 1964년도에 월급 얼마 받으셨어요?” 아버지 대답인즉, 약 1만 원 정도 받으셨단다.

요즘 대기업 신입 월급이 약 2~300만원 정도니, 지난 50년간 쌀값은 50배, 기름값은 77배 그리고 땅값은 3000배, 그리고 월급은 2~300배 오른 셈이다. 얍실하게도, 순간 내가 농부가 아닌 게 다행이다 싶었다. 동시에 우리 부모가 지주가 아닌 게 아쉬웠다. 우리 부모님은 자식 교육시키느라고 월급 몽땅 털어 넣은, 땅 한평 없는 월급쟁이셨다. 그러고 보니, 내가 살아가고 있는 방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이라도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땅을 사야하나 싶었지만,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있는 부동산 주인의 말에 따르면, 요즘은 땅 투자도 쉽지 않단다. 10년 전 서울 상권의 노른자였던, 압구정 로데오 거리는 지금은 공실이 넘친다고. 즉 땅도 운 때가 맞는 사람에게나 오는 거란다. 열심히 돈 벌어서, 일단 집사고, 아이들 공부시키고, 결혼시키고, 그리고 또 돈 모아서, 땅까지 사려면… 앞으로 50년 정도 지난 후에나 한두 평 겨우 가능하지 않을까? 하긴 그때는 땅값이 지금보다 3000배 올라 있을지도 모르겠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에게 땅은 참으로 오묘한 자산이다. 대동강 물도 공유재고, 공기도 공유재인데, 땅은? 농경 시대도, 공업 시대도, 무역을 앞세운 상업 시대도, 지금과 같은 인터넷 시대도 결국에는 땅을 가진 사람이 경제적 가치 사슬의 최고 위치에 서있는 것처럼 보인다. (비약일 수 있지만) 커피콩 생산하는 콜롬비아 농부는 빌어먹고, 커피 타주는 자영업자 카페 주인은 그만 그만 겨우 먹고, 카페 세주는 빌딩 주인은 가만히 앉아서 월세 따박따박 받으며 먹고 산다. 결국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며, ‘땅은 애초에 왜 주인이 있나’싶은 생각에 이른다. 누가 감히 땅에 소유의 개념을 덧씌운 건가.

하릴없는 생각을 접으며,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이 났다. 할머니는 가끔 남산에 오르며 이야기하셨다. “세상에 이렇게 빌딩이 많은데, 나는 어떻게 이 넓은 서울 바닥에 바늘 하나 꽂을 땅이 없을까”

중앙일보 기사 전문 읽기


 

에디터 +

‘땅값’에 대한 기사를 읽다, 작년에 본 한 칼럼이 떠올랐습니다. 일 년 전 글이지만 현재에 대입해보아도 무리가 없습니다. 이 글이 흥미로우셨다면 함께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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