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We’re Reading – 2. 맥주 파티 끝

행사 15분전

바쁘다는 건 핑계입니다.
후기를 1,2화로 나눠쓰는 사람이 어딨냐는 쓴소리도 달게 듣겠습니다.

사실 , 2화는 화요일이나 수요일 즈음 여유있게 쓸 생각이었지만
오늘은 또 마감의 밤입니다. :(
그래도 ‘2015년 10월 2일 퍼블리팀이 31명의 독자와 10명의 필자분을 모시고 진행한
‘재미있기를 바랬던’ 파티 후기 끝을 보여드리겠습니다.

What We’re Reading 스토리:
(2화) 맥주파티 끝

맥주파티 D-2
파티가 이틀 뒤로 다가왔지만 9월 30일은 오후 내내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멈춰있던 일들을 다시 재개하느라…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머릿 속으로 ‘내가 꿈꾸는 파티는 이런거지’ 상상하며 새벽 2시에 내일 예약할 맥주와 식당과 할 일을 리스트업합니다.

맥주파티 D-1
10월의 첫 날이 되었습니다. 이 날은 모두가 알고 계시듯 ‘What We’re Reading’레터의 마감일입니다. 에디터에겐 가장 중요하고, 긴장되는 날이죠. 밤을 새더라도 레터와 파티 준비를 모두 마치고 퇴근하겠다 생각하고 출근한 그녀는 ‘바라던대로’ 10월 2일 오전 8시반에 모든 미션을 클리어하고 퇴근합니다.

에디터의 미션 임파서블 on 2015 10 01
–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프로젝트 기획 미팅 (오전)
– What We’re Reading 레터 편집 (오후-저녁)
– PUBLY 서비스 1차 기획 완성 (오후-저녁)
– 맥주파티 진행을 위한 장소 결정 (오후-저녁)
– 식당 예약 (오후-저녁)
– 참석자 분들께 드릴 선물 결정 (내일까지)

“난 지금 커피와 낮술이 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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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낮술이 땡기는’ 저 포스터는 맥주파티의 ‘맥주’를 공수한 성수동의 핫플레이스 리퀴드랩 앞에 붙어있는 것입니다. 넉넉한 인심의 리퀴드랩 사장님께서는 5종류의 크래프트 비어를 앞에 두고, 고민만 하고 있는 에디터가 답답했는지 5종류 모두 마셔보라며… 낮술을 권하십니다. 아… 살기 좋은 세상입니다.

맥주 다섯 잔에 기분 좋아진, 그녀는 뒷맛이 깔끔한 에일 하나와 커피 맛이 감도는 스타우트를 총 50잔 주문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제정신으로’ 위험한 결정을 내립니다. 공간의 제약 상 맥주를 따를 기구를 설치하기 어렵기 때문에… 50잔을 펍에서 잔에 따른 다음, (보통은 커피를 담는) 캐리어에 넣어 옮기기로.

여기서 그녀가 기분 좋게 넘긴 것은 이거였습니다. 50잔의 맥주를 어떻게 제 시간에 ‘얼음같이 차가운 상태’로 ‘거품도 빠지지 않은 채’ 옮길수 있을까. 그 때는 뭐 50잔 쯤이야… 라고 가볍게 생각합니다. 술이 웬수입니다.

눈물눈물
커피 같지만, 나는 맥주다

맥주를 결정한 뒤, 리퀴드 랩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성수동 맛집 ‘디스코 피자’에서 피자를 11판 주문하고, 인근 마트에서 파티에 쓰일 집기까지 구입한 다음 가뿐한 마음으로 사무실로 돌아온 에디터. 즐겁게 What We’re Reading 레터를 마감합니다. 이 날 마감은 금요일 아침 8시 즈음에 끝났다고 하더군요..

맥주파티 D-Day
맥주파티가 진행될 장소는 원래 ‘카우앤독’이라는 멋진 코워킹스페이스 건물의 ‘옥상’이었습니다. 바베큐 시설이 갖춰져 있거나, 잔디가 깔린 고급진 곳은 아니지만…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라는 ‘갤러리아 포레’가 한눈에 보이는 탁 트인 전망에, 주변 건물들의 잔잔한 빛을 받으면서, 가을 밤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기에 퍼블리팀이 단번에 결정한 곳입니다.

옥상에서 진행할 파티였기 때문에, 케이터링은 먹기 쉬운 음식이어야한다는 생각에 ‘맥주와 피자’를 준비했고, 옹기종기 모여서 이야기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에 ‘등받이 없는 의자’도 50개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날은 바람이 심상치 않은 날이었습니다…
참고로 에디터가 결혼한 9월 11일은 이례적으로 9월 중 폭우가 쏟아진 날입니다. 올해 9월 중 가장 추웠던 날이었고요. 그 날의 트라우마가 엄습한 에디터는 ‘기상청에 전화를 할까’ ‘핫팩을 준비할까’ ‘담요를 사올까’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장소를 옮겨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건물의 옥상에서, 40여명의 사람들이 강풍 속에 파티라니.. 그녀의 상상 속에는 없는 그림이었으니까요.

급하게 장소를 ‘옥상’에서 같은 건물 ‘1층’으로 변경하고, 원래 코워킹 까페로 운영되는 1층 공간에서 어떻게 파티를 진행할지 에디터는 다시 고민을 시작합니다. 이 때가 오후 1시. 파티까지는 6시간이 남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사죄드립니다.
날씨 변수가 클 것이라는
카우앤독 매니저님의 충고를 뒤로 하고
‘분위기 좋은 옥상’에서 하겠다고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퍼블리팀은 카우앤독 팀을
모두 고생시키고 말았습니다.

바쁘다

남은 6시간 동안 마쳐야 하는 일들은 단순했습니다.
– 1층 동선 정리 및 자리 배치
– 테이블, 의자, 기기 세팅
– 프레젠테이션 리허설 및 음향 테스트
– 참석자분들께 드릴 선물 마무리
– 음식 픽업

이 날은 퍼블리팀 모두에게 너무나 중요한 날이었기 때문에, 하던 일을 올스톱하고 남은 일들을 4명의 팀원들이 나누어 가지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저는 참석자분들께 드릴 선물을 챙기고, 음식을 픽업하는 역할을 맡았고요. 아… 프레젠테이션도 해야 했습니다.

에디터가 맥주 파티를 준비하면서 가장 쉽게, 신나게 했던 일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선물 고르기’ 언젠가 구독자 분들을 대면하게 된다면, 근 10년을 아꼈던 ‘펭귄 북스의 북커버’로 만들어진 엽서를 드리겠다 What We’re Reading 레터를 시작할 때부터 생각해왔기 때문에… 조금은 설레고 신났던 것 같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엽서를 드릴 것인가 고민하다, ‘한번도 보지 못한 분들을 상상하면서’ 그 분들에게 어울릴 것 같은 엽서를 골라보자했고요. 그 덕에 엽서를 고르는데만 두어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바쁜 와중에 미련하다해도 제게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

그렇게 골랐기 때문일까요..? 후에 엽서를 받으신 분 중 What We’re Reading 필자이신 ‘이일’과 독자이신 ‘Boon’님께서는 이런 신나는 후기를 남겨주셨습니다. 사람의 신경이 벼랑 끝에 선 듯 예민해지면 ‘작두도 탈 수 있는 듯’ 합니다.

방망이를 깎는 노인처럼 고른 엽서에 대한 후기
저의 귀템을 아껴주세요

엽서를 고르며 작두를 신나게 타느라 2시간을 쓰고, 자리 배치 및 기기 세팅에 2시간을 쓰니 어느 덧 음식 픽업을 해야하는 시간이 가까워옵니다. 그런데 갑자기 퍼블리의 박소령 대표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에디터를 부릅니다. “안나님, 프레젠테이션 자료 보셔야죠.”

허허, 그럼요. 좋습니다. 열심히 보고, 설명도 듣습니다.
10분 동안 빠르게 슬라이드를 훑어보고… 음식 픽업을 떠납니다. 신신당부를 해두었으니, 준비에는 차질이 없을 거라 철썩같이 믿고 있었습니다. 이제 파티까지 45분 남았습니다.

대표님 살려주세요

먼저 피자집에 들러 피자 11판을 잽싸게 픽업합니다. 여기까지는 별 탈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맥주’였습니다. 펍에 도착했는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돌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7시 10분 정시에 맥주를 픽업할 수 있도록 준비를 부탁드렸는데, 가게의 기기 문제로 준비가 덜 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사실 이 또한 에디터의 불찰입니다. 애초에 사장님이 맛보라 권했던 맥주를 홀짝 홀짝 다 마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음이 바빠 그랬겠지만, 맥주를 따르는 사장님의 모습이 뭐랄까… ‘방망이 깎는 노인’으로 보였습니다. 뭐라도 도울 일이 없을까, 발을 동동 구르다 보니 어느 덧 시간은 흘러흘러 7시반이 되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저희는 ‘원래’ 7시반에 파티를 시작하려고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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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닙니다. 제가 급하게 준비하고, 제대로 확인을 못해 생긴 사고인데… 애꿎은 리퀴드 랩 사장님을 원망하는 건 안 될 일이지요. 그래도 참 속상하긴 했습니다. 저희는 예정보다 30분 늦은 7시 45분, 맥주 50잔과 피자 11판을 싣고 카우앤독 주차장에 들어섭니다.

저희 팀은 모두 주차장에서 대기 중이었고요, 참석자 분들은 조용히 분노를 삼키고 계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모두 제 잘못입니다.

사과를 하고, 괴로워할 새도 없이 부리나케 음식을 세팅하고 맥주를 나눠드리니 7시 45분. 지체 없이 파티를 시작합니다.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박소령 대표는 차분하게 퍼블리팀에 대한 소개를 이어나갔고, 많은 분들께서 (감사하게도) 귀기울여 이야기를 들어주셨습니다.

퍼블리팀이 하는 일이 궁금하다면, 이 곳에서!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소령 대표의 뒤를 이어… 시차 적응도 못하고, 밤도 새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었던 한 여자가 ‘What We’re Reading’의 현황과 계획에 대해 소개합니다.

네, 그여자가 접니다.

쥐구멍에 숨고 싶었던 이 날의 에디터

그 뒤를 이어 이 날 참석한 10명의 필자가 ‘왜 레터에 글을 쓰게 되었는지?’ 등 What We’re Reading과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에디터가 보기에 이 날 참석하셨던 독자분들은 이 때 가장 많이 웃으셨습니다. :)

신난다
엄윤미님
황준호님
최순근님
전소영님
이효석님
박지영님
최현도님
김상범님
이일님
강수연님
두루미기행으로부터 온 선물

필자 분들의 소개 이후, 원래 계획은 참석하신 ‘독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었지만 필자 소개가 끝났을 때 이미 시간은 9시를 훌쩍 넘긴 상황이었습니다. 저희는 9시 반까지만 공간을 사용할 수 있었고요. ‘독자’분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고자 파티를 준비했던만큼… 에디터는 대역죄인이 되었습니다. 사실 대역죄인이 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너무나 아쉬웠던 순간입니다.

아쉬움을 달래고자, 세 분의 독자에게 질문을 받고 15분 간 짧게라도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실 수 있는 시간을 드린 뒤 에디터는 서둘러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파티같은가요?

급박하게 준비해서, 급하게 시작하고, 황급히 끝낸 퍼블리팀의 첫 번째 파티는 여기까지입니다.

파티를 진행하며 느꼈던 저의 아쉬움과 설렘을 기록으로 남기고, 참석하지 못한 What We’re Reading 레터의 구독자와 필자분들께 파티의 느낌적인 느낌을 전하고자 정리를 시작한 글입니다만, 왠지 쓰고보니 에디터의 넋두리가 되어 버린 것 같기도 합니다.

퍼블리 퍼블리 퍼블리

정리하자면,
미숙하기에 많은 것들이 부족하고 불편했습니다.
혹시나 불쾌한 분이 계시지는 않았기를 바라지만,
만약 그런 분이 계시다면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립니다.
참석해주신 레터 구독자 분들과 필자 분들은
미숙한 저희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고,
뜨겁게 응원해주셨습니다.
그 덕에 파티를 시작하고 끝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19 comments

  1. 고생많으셨어요:)
    저도 참석하고 싶었는데… 도쿄에 살고 있어서;( 이날 저는 퇴근 후 집에서 혼자 맥주를 홀짝홀짝..ㅎㅎ
    평소에 읽는 분야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있어서 고민하고 있던차에 우연히 알게된 퍼블리가 참으로. 반갑고 고맙고 재미있네요.
    (제가 평소 읽는 분야에 제일 가까웠던건… #15에서 소개되었던 스켑틱?ㅎㅎ)

    아마 이날 참석한 분들도 각각의 사연으로 퍼블리에 닿은 분들일테니… 분명 이해해주시겠죠:)
    다시한번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처음 계획했던 옥상에서의 파티, 꼭 실현되길 바래요!

    1. 안녕하세요, 퍼블리의 편집스타일과는 조금 다른 ‘정제되지 않은 글’인데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에 오실 일이 있으시면 꼭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 혼자 드셨던 맥주, 같이 먹게 되는 날이 오리라..! 스켑틱류의 책을 좋아하신다면 어쩐지 필자 분들 중에 ‘이일’님께서 쓰신 글이 취향에 좀 더 맞으실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시간되실 때 종종 도쿄소식도 전해주세요 (퍼블리팀 좋아하는 서점들이 도쿄에 많습니다 ㅎㅎ)

  2. 이럴 땐 정말 나는 왜 서울에 살지 않는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크흡..

    그나저나 글 읽는 것만으로도 고생하신게 상상되서 땀이 다 날 정도네요

    언제가 그 자리에 참석할 수 있길 바랍니다

    날씨 추워지는데 감기 조심하세요

    덕분에 금요일이 즐거운 이유가 생겼습니다

    고맙습니다

    1. 안녕하세요, ‘What We’re Reading’레터를 닮은 공간에서 언젠가 제대로 준비된 ‘파티’를 열게되면 그때는 꼭 함께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서없이 쓴 후기도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감사드리고요. (글을 쓴 저도 읽을 때마다.. 그날과 비슷한 긴장을 하게됩니다)

      환절기 건강 유의하시기 바라며,
      매주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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