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탁월한 삶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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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골라든 이유 중 하나는 표지였다.역시나 흑백의 얼굴을 한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과 같이 사 온 책인데,제법 멀리 떨어진 매대에 각각 진열되어 있었던 두 권의 책을 사 들고 나온 걸 보면 그날은 흑백 표지에 손이 가는 날이었던 모양이다.책을 들어 보니 손에 잡히는 느낌도 좋았다. 얇지도, 두껍지도 않고, 단단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여기서 펼칠 내용에 대해 많은 사람은 ‘엘리트주의’가 아니냐며 충격을 받을 것이다. 처음부터 분명히 말하건대, 앞으로 제시할 견해는 엘리트주의가 맞다. 나는 정치적 올바름을 지향할 생각도, 어떤 대중 이데올로기를 옹호할 생각도 없다. 우리는 다른 이들보다 인간으로서 더 나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15p

1부의 들어가는 글부터 이런 문장으로 시작되는데,  호감이 가지 않는 사람과 같이 하는 긴 저녁식사를 막 시작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첫 코스인데, 디저트를 먹을 때까지 여기 앉아 있어야 하나.하지만 결국 며칠에 걸쳐 이 책을 다 읽었다. 나와는 맞지 않는 위트와 신랄한 직설을 ‘원래 이사람 말투가 이렇군’ 정도로 넘기고 읽다 보면, 저자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명쾌하다. 우선, ‘모두가 평등하다’ 는 것은 관습적 사실이지 자연의 사실이 아니며, 인간으로서 더 나은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우월한 사람이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남의 기준, 세상의 기준이 아닌 스스로의 기준에 맞추어 탁월함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것. 탁월함을 추구하여 위대한 창조의 성취를 이룰 때 ‘진정한 자부심’을 얻게 된다는 것. 그 자부심이란 ‘자신에 대한 정당한 사랑’이라는 것.

그렇지 못하고 세상의 기준에 휩쓸리거나 평범한 일상에 만족하는 사람은 ‘자발적 노예’ 이며 (아이고) “당신이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 자부심은 근거 없는 망상일 뿐…그 누구도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 자체에 자부심을 가질 수 없다.” 는 것. 진정한 자부심이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대할 때 호감을 얻기 위한 예절이 아닌 예의를 지키며, 진정한 행복은 개인적 탁월성으로 얻어 내야 하는 성취의 대상이라는 것.

“어떤 시점에 이르러 자신의 삶을 뚜렷이 볼 수 있게 된다면, 그래서 이 삶이, 즉 당신이 살아온 방식과 이룬 업적이 모두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 진심으로 선언할 수 있다면, 그때 당신은 스스로를 정당하게 사랑할 수 있다. 그때에는 자부심을 느껴도 좋다.”– 77p

저자의 모든 주장과 태도에 동의하진 않는다 해도, 책장을 넘기기 전에, 자꾸만 던져 오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의 대답을 한 번 더 생각하게 한다는 데 이 책의 첫 매력이 있다. 그리고 결국, 깊이 생각한 몇 단어가 마음 깊숙히 남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진짜 매력이었다. (알고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책이었나!) 그렇게 남은 나의 한 단어는 ‘신중함’ 이다.

“세련된 예의의 기반이 되는 단 하나의 규범이란, 진부할 지도 모르겠지만 ‘신중하라’는 것이다.”– 184p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겉치레 예절 대신 진심의 예의를 갖출 수 있다면,  나는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탁월하진 못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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